4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 앞에서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이란과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종전 협상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핵합의는 거의 다 됐다"는 주장입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고, 농축 우라늄을 미국 측에 넘기는 방안에도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란 측은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특유의 협상 압박용 발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실제로 물밑 접촉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그동안 이란은 해협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며 통행료를 받거나 적국 선박을 차단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해서는 공격을 자제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약 34킬로미터에 불과하고, 실제 선박이 다닐 수 있는 수로는 더 좁습니다. 오만 쪽 항로를 열어주겠다는 것은 사실상 국제 선박 통행을 일부 허용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역봉쇄가 3일째 지속되면서 하루 4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미군 발표에 따르면 역봉쇄 시작 이후 이틀 동안 9척의 선박을 이란 방향에서 회항시켰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기간 20척 이상의 상선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유조선 '리치 스타리'호가 말라위 국적기를 달고 빠져나간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의 단독 봉쇄에 참여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을 뺀 '호르무즈 연합' 구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트럼프에게 봉쇄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맹국들이 등을 돌리면 미국 혼자서 장기간 봉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해결이 양측 모두에게 유리한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란 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이스라엘-헤즈볼라 문제에도 진전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0일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헤즈볼라 측도 "휴전 노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에도 레바논 남부 점령지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완전한 평화로 가는 길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그래도 총성이 멈추면 미국-이란 협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번 주말 2차 협상 성사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협상이 재개되면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 5개국을 상대로 2,700억 달러(약 400조 원)의 전쟁 배상금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40일간의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인프라 파괴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란 내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동결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협상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5.88달러, WTI는 91.59달러 수준입니다. 트럼프 발언 직후 WTI가 한때 8퍼센트 넘게 급락했던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국내 증시도 훈풍을 맞았습니다. 코스피는 어제 종가 6,091포인트에서 오늘 장중 6,226포인트까지 상승하며 2.21퍼센트 올랐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78원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하면서 '평화 랠리'가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다만 협상이 결렬되면 언제든 되돌림이 올 수 있으므로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합니다.
중동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부가 편성한 26조 2천억 원 추경의 핵심인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4월 27일부터 지급됩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55만 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45만 원을 받습니다.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거주자는 5만 원이 추가됩니다. 소득 하위 70퍼센트에 해당하는 일반 가구는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1차 신청 기간은 4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이며, 2차 신청은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입니다. 정부24, 주민센터, 시중 은행에서 신청할 수 있고, 지원금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상품권 형태로 지급됩니다.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이니 잊지 말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국내 정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6월 3일 지방선거가 4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당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부산시장 후보로 전재수 의원을 확정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주요 지역 후보 공천을 서두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공천 갈등이 불거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 지지율과 여야 정당 지지도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며칠이 중동 정세의 향방을 결정할 결정적 시기입니다. 시나리오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말 협상 성공 시 휴전이 연장되고 종전 로드맵이 마련됩니다. 유가는 80달러대로 안정되고 코스피는 6,500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생깁니다. 둘째, 협상이 지연되면 현재의 역봉쇄와 제한적 충돌이 이어집니다. 유가는 90~100달러 사이에서 등락하고 증시 변동성이 커집니다. 셋째, 협상 결렬 및 전면전 재개 시 유가는 120달러를 넘보고 코스피는 5,500선까지 후퇴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첫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55퍼센트, 두 번째를 35퍼센트, 세 번째를 10퍼센트로 봅니다. 트럼프와 이란 모두 장기전의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고, 양측 모두 체면을 세울 수 있는 타협안을 찾으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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